[비상장/장외뉴스] IPO 가시밭길에 고심…"삼수생" 케이뱅크, 이번엔 완주할까 - 비상장주식거래, 장외주식시장 NO.1 38커뮤니케이션

상장 예비심사 효력 만료일이 바짝 다가온 'IPO(기업공개) 삼수생'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도 제출 일정이 불확실하다. 상장 의지는 있으나 증시 환경이 얼어붙고 '연초효과'도 무색해지면서 섣불리 재도전을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IPO 세 번째 도전을 앞두고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과 세부내용 등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 8월 말에 통과한 상장 예비심사 효력이 6개월 간 유효하기 때문에 케이뱅크는 IPO시 올 2월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IPO 절차상 케이뱅크는 늦어도 이달 15일 전후에 증권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기한 내 주금 납입까지 마칠 수 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5영업일 동안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가 공모 적정성 등을 판단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이후 수요예측부터 공모가 확정과 청약·주금 납입까지 최소 3주가 걸린다.

케이뱅크는 '2월 상장'이라는 전사적인 목표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적으로 앞선 두 번의 상장 실패에 부담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해 기관투자자로부터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던 만큼 적정 공모가 산정이 관건이다.

당시 케이뱅크는 공모가 밴드를 9500~1만2000원으로 정하고 예상 시가총액을 최소 4조원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10월18일 철회신고서를 냈다. 그전엔 2022년에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IPO를 추진하다가 이듬해 2월 증시 부진을 이유로 철회했다.

지금도 IPO에 우호적인 시장 상황은 아니다. 원래라면 케이뱅크는 올해 재도전을 계획하면서 연초에 기관 투자자들이 자금을 푸는 '연초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증시 불확실성은 더 커졌고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그렇다고 몸값을 낮추자니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눈총이 부담이다. 실제 케이뱅크와 상장 주관사단은 지난해 기관 수요예측이 저조하자 공모가를 8500원으로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FI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전해진다. FI들이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하려면 몸값 4조원이 마지노선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요예측 부진의 이유로 꼽힌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의존도도 '양날의 검'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실명 계좌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어 업비트에서 원화 거래를 하려면 케이뱅크 계좌에 돈을 예치해야 한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제휴를 통해 받는 '펌뱅킹 수수료'가 쏠쏠한 수익이 될 수 있다. 가입자와 자산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예치금 금리가 0.1%에서 2.1%로 급등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업비트 예치금 3조800억원에 2.1%를 이자로 주면 867억원이 나가게 된다"며 "케이뱅크의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케이뱅크는 수익 다각화로 업비트 의존도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최우형 행장은 "이자율이 올라간 부분은 다른 비즈니스로 만회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준형 최고전략담당자(CSO)도 "SME(중소기업)·소호 담보대출 성장으로 4조~5조원을 예상해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서 곧 상장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