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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8일 15:14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트럼프가 펜타닐과 함께 말한 "사형" "중국"…中은 되레 기대?

중국 정부가 펜타닐(합성마약) 문제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공식 의제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중국 내에서 제기된다. 그간 펜타닐 문제 공론화를 극도로 꺼려온 중국인 만큼 미중 관세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선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회담에서 90일간의 미중 간 휴전이 이뤄진 가운데, 펜타닐 문제가 추가적 긴장 완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펜타닐을 공식 의제화하는 데 합의하고 일정 결론을 도출한다면 미중 갈등이 보다 완화할 수 있다는 거다.

마테오 조반니니 ICBC(중국공상은행) 수석재무매니저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펜타닐 문제는 미중 협상의 3단계 의제가 될 수 있는데, 워싱턴 정치권에서 이 문제가 상당히 민감한 이슈로 부상했다"며 "통상 무역 관련 문제는 아니지만 펜타닐 위기는 미국에서 국가안보 이슈로 격상돼 있는 만큼 보다 폭넓은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DEA(마약단속국)에 따르면 펜타닐은 현재 미국 내 18~45세 사망 원인 1위로 꼽힌다. 미국이 지난 3월 중국과 관세전쟁을 촉발한 원인도 펜타닐이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중국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관세전쟁은 일단락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은 더 수위가 높아진다. 트럼프는 16일 펜타닐 미국 내 유입 및 유통을 강력 처벌하는 '홀트 펜타닐 법'에 서명하고 "중국 정부가 펜타닐을 제조해 우리에게 보내는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도록 힘쓰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의 강력 언급은 결국 중국이 펜타닐을 공식 의제화하도록 만들 수밖에 없다. 중국선 지난 5월 스위스 협상에 왕샤오훙 공안부장을 대표단에 포함시킬 거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당시에도 공식적으로 펜타닐 문제가 언급되진 않았다. 마약공급국 지위를 인정하는 문제는 중국으로서도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닉 마로 EIU(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트유닛) 아시아담당 수석은 "펜타닐 관련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이게 경제 갈등의 완전 해소를 의미하진 않으며, 무역갈등은 미뤄진다 해도 언젠가는 다시 불 붙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펜타닐 의제화를 시작으로 재개될 미중 협상은 미국의 관세 완화,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 등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무역협상 전문가인 스티브 올슨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제안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일부 관세 완화에 대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H20 칩 중국 수출이 재개되는 등 양국 관세 추가 협상이 지속 진행되며 구체적 성과까지 이어지고 있다. 관세 관련 추가 발표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만 다음 발표에선 중국이 뭔가를 더 얻어내려 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슨은 "이후 이어질 발표에선 중국 역시 미국으로부터 실질적 양보를 얻어냈다는 점을 (대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중국이 가장 바라는 것은 관세의 대폭 인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반니니 역시 "지금 미중관계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며 "무역 총액을 정하기 보다도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 메커니즘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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