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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9일 22:38 김종훈 기자

EU 무역협상 사령탑 "합의문 상당한 진전, 며칠 내 만족스러운 결과 기대"

마로스 세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 경제안보 집행위원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 "며칠 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프초비치 집행위원은 8일 EU 입법기구인 유럽의회 브리핑에서 "(미국과) 매일 원격으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프초비치 위원은 "합의문 작성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만족스러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EU의 규제 틀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EU의 단결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가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술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해 시행한 디지털시장법(DMA) 등 주요 규제들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임기 취임 전부터 "EU가 미국을 강탈한다"고 발언하는 등 대EU 무역수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에서 EU에 대해 20%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관세 유예 기간 EU의 협상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율을 50%까지 올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세프초비치 위원은 지난 4일 직접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했지만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오히려 유럽산 농식품에 대해 17%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우르줄라 폰더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9일 전까지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대략적인 임시 합의안을 도출해 상호관세 유예를 연장받고 추가 협상을 벌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 기간을 내달 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EU는 3주 정도 시간을 더 벌었다.

EU는 상호관세는 물론 자동차 관세 25%,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50%에 대해서도 협상 중이다. 폰더라이엔 위원장은 처음으로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한 영국 합의안을 반영해 협상안 토대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미국으로부터 기본관세 10%를 부과받는 대신 미국이 영국산 수입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0%로 낮추고,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매기지 않기로 했다. 농산물 시장도 미국에 더 개방하기로 했다.

다만 영국은 EU와 달리 미국이 무역흑자를 봤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EU 협상은 이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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