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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02일 19:50 김종훈 기자

이란 "IAEA 협력 중단" 선언…미국 핵 시설 공습 보복 조치

이란이 당분간 유엔(UN·국제연합) 산하 핵 감시 기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중단한다. 미국의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란 국영 매체 IRIB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IAEA 협력중단법을 2일(현지시간) 발효했다.

IAEA 협력중단법은 이란 과학자들과 핵 시설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와 협력을 중단한다는 게 골자다. 이 법률에 따라 앞으로 IAEA는 이란 핵 시설을 사찰하려면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미국 공습으로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등 이란 주요 우라늄 농축장 시설 상당 부분이 파괴됐고 핵 프로그램에 관여한 과학자들도 다수 사살됐다.

AP통신은 IAEA의 이란 핵 사찰 업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이란은 IAEA가 핵 시설 감시를 위해 설치한 카메라를 철거했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핵 시설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CBS 인터뷰에서 "우리 임무는 (이란 핵시설) 현장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대한 정보와 핵물질 접근권을 재확립하는 것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이란에 협력을 촉구했다.

AP통신은 이란의 IAEA 협력 중단 결정이 전문가들이 우려한 최악의 수는 아니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핵 무기 개발에 전념하는 것을 최악의 수로 꼽았다.

IAEA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 피해가 상당하긴 하지만 일부 시설은 건재하다며 "몇 달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 여러 개의 원심분리기를 돌려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IAEA와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 핵 무기 개발 능력을 가늠하려면 공습을 전후해 사라진 순도 60% 우라늄 408kg의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공습 개시 직후 우라늄 408kg를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일각에서는 이란이 아직 소재가 알려지지 않은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CBS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 시설을 재건할 능력이 분명히 있다. 이란이 핵 역량을 다시 구축할 것이 분명하다"며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이란과 미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공습 전까지 이란은 미국과 핵 협정을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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