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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27일 16:07 정경훈 기자

국민의힘, 與주도 "상임위원장" 선출에 본회의 불참…"이재명에 면담 요청"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에 불복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가져간 것에 대해 "협치 파괴"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협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의원들과 면담을 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7일 오후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에서 민주당에 대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야당과 합의를 이루지 않은 채 본회의를 열고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을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법사위 위원장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해 제2당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이춘석 법사위원장, 한병도 예결위원장, 김교흥 문체위원장, 김병기 운영위원장 등 신임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정치란 본질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취임한지 1개월도 안된 지금 이 말은 다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 요구를 통해 본회의를 열었고 법사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운영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독식하려 한다"며 "이재명정부는 오늘 다시 가져간 법사위원장 직으로 입법 기능을 틀어쥐고 사법부의 숨통을 끊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를 협박해 이 대통령이 관련된 재판을 중단시키고 야당과 보수진영을 특검으로 모두 단죄하려 들 것"이라며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방송장악 4법 등 이견이 많고 합의 안된 법안을 다음주까지 모두 강행 처리하려 할 것이다. 이제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라는 브레이크 장치도 사라졌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의 오랜 관행은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갖는 것이었다. 국회에서의 합의 민주주의 실현, 국회 내 견제와 균형을 완성시키는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라며 "지난 18대 국회서 우리 당은 80석밖에 안되는 민주당에게 법사위원장과 좋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양보했다. 이것이 국회의 관행"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한 것이 빈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보여달라"며 "이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인원이 많다면 인원수를 제한해서라도 대통령이 면담을 할 것을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본회의 개의 직전인 오후 1시50분쯤 국회의장실에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약 40분의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상임위 선출에 관한 건을 최소 일주일이라도 연기해달라고 건의드렸다"며 "(우원식) 국회의장께서는 '충분한 시간을 줬다' '오늘 처리해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회의장께서는 여야 간 협상을 해보라고 좋은 말을 해 명분을 쌓고 민주당이 제기하는 대로 안건을 처리할 개연성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면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협치하겠다고 한 것은 전부 다 말뿐이고 실천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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