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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1일 17:34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미중 관세전쟁, 중국 먼저 "헤어질 결심"..공은 트럼프에게(상보)

"관세 숫자놀음 속에서 미국은 이미 조롱거리"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 관세 인상 릴레이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미중 간 관세율이 사실상 교역 불가능한 수준까지 인상된데다, 관세를 무기로 무역전쟁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트럼프 전략도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1일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추가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발효 시점은 중국시간 12일, 한국시간 12일 새벽 1시다. 아울러 WTO(세계무역기구)에 대해 미국을 추가 제소했다고도 전했다.

백악관은 앞서 이날 새벽(중국 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관세율에 대해 "기존 알려진대로 125%가 아닌 145%"라고 정정한 바 있다. 한 줄 설명으로 20%의 관세가 땅에서 솟아난 셈이다. 이에 대해 중국이 맞받아친 추가 관세 125%는 미국이 주장하는 145% 중에서 미국 측이 재차 인지할 것을 통보한 펜타닐 관세 20%를 제외한 숫자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관세는 일단 중국측이 발표하는 마지막 보복관세가 될 전망이다.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인상 게임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관세세칙위원회는 125% 관세를 발표하면서 "현 관세 수준에서도 이미 미국산 상품은 중국 시장에서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만약 미국이 앞으로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에도 중국은 더 이상 이에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관세인상 릴레이는 트럼프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던지듯 공개하고 중국이 받아치며 전세계 증시를 혼돈에 빠트렸다. 이에 대해 중국이 먼저 '헤어질 결심'을 하면서, 이제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가는 구조가 됐다. 이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소모적 관세 무기화를 이어갈지 여부는 미국의 우방은 물론 미중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전체 국제사회에 무시 못할 큰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의도는 '마지막' 보복관세 발표 직후 진행된 중국 상무부 기자회견에서 설명됐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관세조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이를 강도 높게 규탄한다"며 "중국은 이미 단호한 반격 조치를 취해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무역파트너들의 압박 속에서 일부 고율 관세 조치를 보류한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상징적이고 제한적인 조치일 뿐 미국이 무역을 협박의 수단으로 삼아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연이은 관세인상에 대해서는 '숫자놀음'이라고 단호히 평가절하했다. 미국이 관세전쟁을 주도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거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른바 상호관세 조치를 철회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은 사실상 숫자놀음에 불과하며, 미국이 관세를 도구화·무기화하고, 강압적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민낯을 더욱 드러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중 교역 상황은 이미 인상될 관세율이 영향을 미칠 범위를 넘어섰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서 모델S와 모델X 차량의 신규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 미중 간 교역을 책임져 온 컨테이너선의 양국 간 항로도 속속 폐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가 주도하고 중국이 받아치는 구조의 관세전쟁은 주요 증시에만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런 행태 속에서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할 뿐이며, 중국은 더이상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이 실질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조치를 고집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하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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