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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1일 16:06 변휘 기자

"삼성·LG 동참"…글로벌 전자기업, 인도 정부와 "16루피" 혈투

제조사, 대정부 소송…LG "재정적 영향" 삼성 "정부 개입 말아야"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인도 정부를 상대로 '가전 폐기물 최저 처리비용'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도 가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동참했다.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존슨콘트롤즈-히타치, 일본 다이킨, 인도의 하벨스와 볼타스 등 4개사는 인도 정부를 상대로 전자제품 제조사가 재활용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최저 가격 규제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송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가입 단체인 인도 가전제품제조업협회(CEA)가 같은 취지의 서한을 정부에 보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전자 폐기물 발생국이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자 폐기물의 43%만 재활용됐고, 그마저도 최소 80%는 비공식 고철 거래업체에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비공식 업체들은 노천에서 태우거나 산성 용액으로 재료를 녹이는 등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한다. 이는 처리 비용이 낮아서라는 게 인도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인도 환경부는 지난해 9월부터 가전제품 재활용 시 ㎏당 최소 22루피(약 369원), 스마트폰 재활용 시 ㎏당 최소 34루피(571원)를 재활용업체에 지급하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가전 사업이 주력인 존슨콘트롤즈-히타치는 지난해 ㎏당 6루피(101원)를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지불한 것을 고려했는데, 앞으로는 최소비용을 낸다고 가정하면 16루피(268원)를 더 내야 한다.

소송에 나선 4개 업체는 뉴델리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인도 정부는 전자제품 기업의 희생으로 재활용 업체에 재정적 이득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환경법에 따른 정부 권한을 넘어서며, 전자제품 기업의 비용을 엄청나게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삼성전자·LG전자가 회원사인 CEA 역시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폐기물 처리 비용이 기존의 3배 정도로 올라 제품 생산 원가의 2~8%를 차지할 것"이라며 규제의 재고를 요청했다.

특히 LG인디아는 지난해 말 공개한 IPO(기업공개) 안내서에서 폐기물 처리비용 인상 규제가 "회사에 상당한 재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 고위 인사에게 '재활용 비용이 기존 가격의 5~15배가 될 것이고, 정부가 전자제품 기업과 재활용 업체와의 상업적 거래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기존의 전자제품 기업과 재활용업체가 자율적으로 처리비용을 결정하는 방식은 '저가 경쟁'을 초래하고, 이는 환경적으로 건전한 폐기물 관리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며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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