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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1일 08:37 안채원 기자

한국, "北 혈맹" 시리아와 외교관계 수립

한국이 시리아와 공식 수교했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됐다.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던 쿠바에 이어 '혈맹국'인 시리아까지 한국과 연쇄 수교를 이루면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 10일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만나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이 중동 평화, 더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 긴요하다"며 "수교를 바탕으로 한 양측간 협력이 시리아 발전과 중동의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 개선 시 우리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다.

또 의약품과 의료기기, 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함으로써 시리아가 직면한 인도적 위기 대응을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사의를 표하면서 "대(對)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 향후 시리아 재건에 있어 한국 측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시리아 수교는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퇴진하고 과도정부가 수립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한국이 시리아와의 수교에 속도를 낸 것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봉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리아는 1966년 북한과 수교한 뒤 북한의 혈맹국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은 지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기간, 시리아의 요청에 따라 전투기 조종사와 기술 요원 등을 파견한 바 있다. 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하고 화학무기 등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시리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13여년간 내전이 이어졌고,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중심으로 하는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며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HTS의 수장 출신 알샤라 대통령은 국가 재건, 경제 회복, 국제 관계 정상화 등을 목표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김은정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을 시리아에 파견해 아스아드 외교장관 등을 면담하고 양국 간 수교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어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한·시리아 수교안'을 상정, 의결했다.

한국은 현재까지 총 194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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