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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11:15 송정현 기자

"상호관세 유예" 마음 바꾼 트럼프…증시 반등, 이 업종에 돈 몰렸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자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10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삼성전자가 4%, SK하이닉스가 10% 이상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7분 기준 삼성전자가 전날 대비 2600원(4.91%) 오른 5만56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의 경쟁자인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10.73%오른 18만27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12% 이상 올라 18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도 한미반도체 (등락률 +9.08%), DB하이텍 (+8.16%), HPSP(+8.37%), , 이오테크닉스(+6.98%), 테크윙(+11.33%)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동반 강세다.

이날 국내 반도체주 랠리는 미국 관세 유예발표 덕분이다. 9일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자 간밤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폭등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73% 폭등했다. 엔비디아도 (+18.72%) 브로드컴(+18.66%), ASML(+15.43%)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등 마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엔비디아에 납품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며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증권가, 삼성전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도 기대

여기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도 이날 매수세를 더욱 자극했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84% 증가했고 영업 이익은 0.15%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전망치)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각각 2조원, 1조6000억원 가량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관세 유예 조치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김동원·도상우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관세 유예는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이라며 "생산지 조정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쟁업체인 애플의 아이폰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삼성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현재 전체 생산의 약 90%를 중국 폭스콘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관세가 유지되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연구원들은 "아이폰 16 프로맥스는 최대 35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반면 갤럭시S25 울트라(512GB)는 약 200만원 수준으로, 150만 원가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90일 동안 전 세계 8개 생산 거점의 조정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관세에 따른 타격은 애플보다 삼성 쪽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자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5% 증가한 18조원,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6조7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 비수기임에도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선단 공정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고, 이구환신(중국 소비 진작책) 효과와 풀인(Pull-in) 수요에 따라 레거시 제품 수요도 기대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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