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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04일 17:45 채태병 기자

흉기 위협하는 동료 찌른 외국인 노동자 "무죄"…"정당방위 인정"

술자리에서 다툼을 벌이던 중 동료를 찌른 외국인 노동자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는 살인미수,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노동자 A씨 항소심에서 원심판결(벌금 500만원,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을 유지했다.

베트남 국적 A씨는 지난해 5월12일 밤 10시30분쯤 강원 정선군의 한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함께 살던 B씨와 술을 마신 후 다툼을 벌였다.

당시 감정이 격해진 B씨는 "너와 나 흉기를 하나씩 들고 싸우자"라고 A씨에게 말했다. 이후 B씨가 "왜 안 찌르냐"며 흉기를 A씨 목에 들이대며 위협했고 화가 난 A씨는 흉기로 B씨를 찔렀다.

흉기에 찔린 B씨는 현장에서 도망쳐 인력사무소 운영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약 4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 위협에 대한 반격 행위로 흉기를 휘둘렀다"며 "자신의 생명에 대한 침해 행위가 임박한 상황에서 피해자를 제지한 것이며, 이후 더 이상 공격당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식한 뒤 추가적인 반격 행위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생명에 대한 구체적 위험을 느낀 피고인이 한 방어 행위가 사회 통념상 한도를 넘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내에 불법 체류한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검사 측이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냈지만, 2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위법이 없다"며 기각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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