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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04일 17:27 배한님 기자

"떨어지는 칼날" 경고에도…"바겐세일!" 서학개미 美테크주 "줍줍"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도 높은 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 테크주가 일제히 폭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기술 업종에 대한 믿음이 이어지고 있다.

4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상장지수펀드) 중 순자산이 가장 많이 오른 상품 1~3위는 TIGER 미국S&P500(618억원)·TIGER 미국나스닥100(471억원)·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452억원)이다. KODEX 미국S&P500(314억원)·TIGER 미국테크TOP10 INDXX(291억원)·KODEX 미국나스닥100(221억원)·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218억원) 등도 10위권에 이름 올렸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미국 기술주는 급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은 7.54%, 엔비디아는 5.57%, 브로드컴은 5.0% 떨어졌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2.95%), 아마존(-5.92%),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4.61%),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3.64%), 테슬라(-7.02%) 주가가 떨어졌다.

미국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기술주 ETF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M7(매그니피센트7)이라 불리는 빅테크 기업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믿는 것이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나스닥100 바겐세일 기간이다", "추가 매수 타이밍인데 돈이 없어 아쉽다", "국장은 포기하고 미국 테크주나 떨어질 때 모아두면 복리 효과가 올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 저가매수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경고의 목소리를 보낸다.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뉴욕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던 빌 그로스 핌코(PIMCO) 공동창업자는 3일(현지시간) 지금 미국 주식을 사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CEO(최고경영자)도 이날 "투자자들도 당장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단 가격이 더 조정받은 후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브라운 CEO는 리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도 미국 빅테크 100% 투자에서 미국 국채 60%, 빅테크 주식 40%로 추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미국 빅테크를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 다각화를 하라고 조언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리포트를 공개하고 "안정적인 투자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미국 일부 종목에 대한 편중을 줄이고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려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경고 전부터 포트폴리오 편중 현상을 해결하려는 증권사들의 고민은 있어왔다"면서도 "일부 증권사에서 미국 증시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기조를 강하게 밀고 있어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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