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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11일 16:42 이재윤 기자

티베트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 후계자 언급 "중국 밖에서 태어날 것"

11일(현지시간) 더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이날 '목소리 없는 이를 위한 목소리'(Voice for the Voiceless)'를 출간했다. 고령으로 인해 후계자 선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달라이 라마는 이 책에서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1940년 즉위해 현재까지 티베트 불교를 이끌고 있다.

즉위 이후, 달라이 라마는 중국 통치에 반대해 1959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운 뒤 '비폭력 독립운동'을 벌였다. 그는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8월, 선거로 선출된 티베트 정부 대통령에게 수반 자리를 넘겼으나, 여전히 실질적으로 티베트의 국가 원수로 대우받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정부는 그를 '분리주의자'로 규정하고 비판하고 있다.

차기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티베트 불교의 독특한 지도자 선출 방식 때문이다. 티베트 불교는 전통적으로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전임자에게 환생자로 지명됐다. 달라이 라마는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후계자가 티베트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후계자가 티베트가 아닌 인도에서 태어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으나, 이번처럼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명확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환생의 목적은 선대의 업적을 이어가는 것이므로, 후계자는 자유세계에서 태어날 것"이라며 "그래야 전통적 사명인 보편적 자비의 목소리가 되고,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로서 티베트인들의 염원을 대변하는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책에서 후계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오는 7월 자신의 90세 생일 무렵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티베트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며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자신들이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책에서 "중국이 임명한 후계자는 티베트인들이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티베트가 억압적인 중국 공산당의 통치 아래 있으며, 자신이 사망한 이후에도 티베트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는) 억압적인 공산주의 중국의 지배하에 있다. 티베트인의 자유를 위한 운동은 나의 죽음 이후에도,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분명한 교훈은, 사람들이 계속 불행하면 결코 안정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인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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