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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8일 11:27 정경훈|김지은 기자|기자

"국정감사·선거도 52시간 준수하냐" 與, 반도체법 연일 압박

국민의힘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공'에 나섰다. 여·야·정 국정협의체에서 진행될 여야 협상에서 여당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을 놓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반도체법에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며 "지난 3일 이 대표는 '몰아서 일하기 왜 안 되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 유연성 확보에 동의했다. 또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 등이 유연·고강도 근로제를 실시하는 것을 거론하며 "야당에 묻겠다. 국정감사, 지역구 선거처럼 일 몰리고 바쁜 시간에 주 52시간 근로제 준수하나. '이재명 친기업'은 조기 대선 표를 얻기 위한 기회주의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안타깝게도 거대 야당이 풀지 못한 것이 있다. '반도체 특별법'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획일적인 주 52시간제에 폐해가 있음에도 민주노총이 반발하자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를 끌어올릴 기회가 사라졌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반도체 특별법'을 주요 의제로 다룰 여·야·정 협의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을 압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0일 예정된 협의체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표 등이 참석한다.

정부와 여야 주요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는 만큼 반도체 특별법 관련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은 반도체 특별법의 97%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이를 강조하며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끈질기게 토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야당과의 협상을 상정해 두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지역화폐'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동시에 하자고 협상하기 위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경우 반도체 특별법 통과도 이 대표의 공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지난해 여당이 주도했으나 결국 이 대표가 받아줘 이뤄진 모양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미래 산업 이슈를 주도했다'는 공을 민주당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 신설을 강조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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