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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1일 17:55 정심교 기자

"아이고 허리야" 명절 끝, 몸살인 줄 알았는데…빨간 소변에 놀란 이 병

#. 65세 여성 박모 씨는 명절이 끝난 후 열감과 함께 가끔 오한과 등·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평소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으나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기에 '명절로 인한 몸살'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소변볼 때마다 통증이 나타났다. 심지어 소변도 빨갛게 변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염증 수치가 매우 높았으며 소변검사에서 세균이 발견돼 '신우신염'이라는 병으로 진단받았다.

신우신염은 콩팥, 신우(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모이는 깔때기 모양의 공간) 등 상부 요로계가 감염된 질환으로, 대장균이 주된 원인이다. 건강한 사람은 소변의 흐름이나 구조적 기능으로 콩팥이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지만 구조적 이상, 물리적 폐쇄, 소변 역류 등으로 세균이 신장으로 거슬러 올라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신우신염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드물게는 혈류를 통해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우신염이 발생하면 △발열 △오한 △등·허리·옆구리 통증 △구토 등의 증상과 함께 △배뇨통 △절박뇨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등 뒤의 늑골척추각(맨 아래 갈비뼈와 척추가 만나는 부위)을 살짝만 쳐도 아프다.

콩팥이 감염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선 소변검사, 소변 배양검사,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필요하면 영상의학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에 들어가며 대부분 며칠 내로 호전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신우신염이 발생하거나 신우신염을 방치할 경우 '만성 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인공신장센터 김민지 과장(신장내과 전문의)은 "명절 연휴에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많은 사람과 접촉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여성은 구조적으로 요로 감염에 취약하므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모 씨의 경우 명절 연휴 기간 음식을 준비하느라 장시간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고, 평소보다 물을 적게 마시면서 배뇨를 자주 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또 가족 모임으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음주가 잦아 식습관과 수면 패턴이 흐트러졌다. 의료진은 여러 원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박씨에게 신우신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 감염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신우신염은 주로 요로감염에서 시작되므로, 요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다. 물을 하루에 6~8잔 정도 마셔 배뇨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면 세균이 배출되는 데 효과적이다. 배뇨를 늦추면 세균이 요로에 오래 남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요의(소변을 보고 싶은 상태)를 느끼면 참지 말고 화장실을 바로 가야 한다.

배뇨 후에는 항문 부위의 세균이 요도로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에서 뒤로 닦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술의 알코올, 커피·녹차 등의 카페인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어 삼가야 하며, 면 소재의 속옷을 착용하는 게 좋다.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면역력이 약하고 콩팥 기능이 저하돼 있을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을 통해 콩팥 기능을 점검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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