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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1일 16:12 김종훈 기자

트럼프발 북미 관세전쟁 피할 수 있을까…"막판 협상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보좌진이 캐나다, 멕시코와의 관세 전쟁을 회피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이 좌초한다면 미국은 다음달 1일 관세 25% 부과를 시작으로 캐나다, 멕시코의 맞대응으로 인한 관세 전쟁에 돌입할 공산이 크다.

WSJ는 이날 익명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이 관세 문제 관련해 캐나다, 멕시코 측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으로 밀수되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과 불법 이주민 문제에 대해 손 놓고 있다면서 다음달 1일부터 최대 두 나라에 대한 25%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못박았다.

WSJ는 엄포를 놓은 것과 달리 실무진 단계에서는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관세가 아니라 특정 품목 관세 부과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강과 알루미늄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중요 수입품 중 하나인 원유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1일 관세 관련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곧바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유예 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시간을 번 뒤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WSJ는 캐나다, 멕시코가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아예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장관으로 지명한 하워드 러트닉 지명자는 지난 29일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관세는 캐나다, 멕시코를 움직이기 위한 몽둥이"라며 펜타닐, 불법이주민 유입 차단 요구가 실현된다면 관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 직후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펜타닐 밀수를 단속할 '북미 펜타닐 타격대'를 신설하는 조건을 두고 미국과 협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멕시코 측도 불법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부처를 신설한다는 조건을 걸고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고 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추방당한 비(非)멕시코 이주민들을 멕시코가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는데, 이는 중요한 입장 변화라고 WSJ는 짚었다.

미국 내부에서도 관세 25% 조치는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WSJ는 전했다. 주요 트럼프 지지세력인 미국 철강노조는 캐나다를 겨냥한 관세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 노조 산하 정유소 중 캐나다 원유를 정제하는 업체들에 고용된 노동자 3만 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WSJ는 멕시코 셰인바움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전부터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대응 방안을 연구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분야만 관세 부과를 결정하더라도 대거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철강, 알루미늄 품목에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멕시코는 돼지고기, 치즈, 사과, 버번 위스키 등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경제복잡성관측소(OEC)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멕시코 철강 품목 수출액은 61억8000만 달러(8조9700억원)였는데 미국이 47억7000만 달러(6조9200억원)어치를 수입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멕시코 철강 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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