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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1일 15:11 구경민 기자

"추억 소중히 간직"...美여객기 추락 희생자에 전세계 "추모물결"

여객기-헬기 충돌, 탑승자 67명 전원 사망...ISU "깊은 충격"

지난 29일 오후 8시 53분(현지시간) 워싱턴DC 부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훈련 중이던 육군 헬기와 충돌했다. 두 항공기 모두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탑승자는 총 67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당국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망자 명단에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지도자 다수가 포함되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애도 메시지를 냈다.

ISU는 30일(현지시간) "ISU와 전 세계 스케이팅 공동체는 비극적 사고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 친구, 코치가 탑승한 것으로 파악돼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극에 연관된 모든 이와 함께 애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피겨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매우 힘겨운 시기에 유가족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열 ISU 회장도 "피겨스케이팅계는 비통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희생된 모든 분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많은 피겨 구성원을 이렇게 잃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슬프다"고 했다.

또 1992년 1994년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미국 피겨 간판스타인 낸시 캐리건은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에서 1956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텐리 올브라이트와 기자회견을 갖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스턴 클럽에서만 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올브라이트는 "우리는 모두 가족이다.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선수들도 가족과 마찬가지"라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슬퍼했다.

1992년 동계 올림픽 여자 싱글 챔피언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사고에 관련된 모든 이들의 소식에 가슴이 무너진다"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며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1988년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브라이언 보이타노는 "내 친구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나딤 나우모프, 그들의 아들 막심까지 이 끔찍한 비극에 휘말렸다. 가슴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피겨 선수들 다수 포함...한국계 선수 2명도 목숨 잃어 '애도'

이번 사고로 장래가 촉망된 한국계 10대 피겨 유망주들이 희생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추락 여객기엔 노비스(만 14세 미만) 부문 유망주 지나 한과 그의 어머니 진 한이 타고 있었다. 지나 한은 지난해 1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지역 대표 선발전 격으로 열린 2025 US 이스턴 섹셔널스에서 22명 중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눈에 띄게 기량이 발전한 지나 한은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에서 블랜처드 상을 받았다.

또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확인된 스펜서 레인은 2025 US 이스턴 섹셔널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자 유망주였다. 레인과 레인의 어머니 크리스틴 레인도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의 여자 주니어 피겨 선수인 엘라쿠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료를 잃은 슬픔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계 피겨 선수 지나 한과 함께 한 사진을 게재하며 "나는 지나와 함께 한 모든 추억을 소중히 간직한다"고 적었다.

엘라 쿠이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또 다른 희생자 스펜서 레인과 함께 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스펜서는 사고 하루 전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많은 새로운 정보를 배웠고 놀라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라며 캠프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기소개란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게시하며, 자신이 한국 출신임을 드러냈다.

동료들은 두 사람의 SNS을 찾아 "너와 함께 한 순간이 그립다", "편안하기를",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다"라며 추모 댓글을 남겼다.

캐리건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한국계 남녀 유망주 지나 한과 스펜서 레인을 알고 있다며 "이들만큼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너무 비극적인 사고라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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