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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1일 11:14 심재현 기자

트럼프 "달러 대체 노리면 100% 관세"…브릭스 탈달러 반란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탈(脫)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신흥경제국 모임 브릭스(BRICS)에 100% 관세 부과를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브릭스 회원국이 미국 달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통화를 만들거나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며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화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우리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끝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적대적으로 보이는 국가들에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지도, 강력한 미국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도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하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멋진 미국 경제와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브릭스 국가들은 국제 무역에서 미국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없다"며 "이를 시도하는 국가는 관세와 안녕 인사를 하고 미국에는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달러화 위주의 통화질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 이름에서 영어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부르는 비서방 신흥 경제국의 모임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새로운 회원국을 가입시켜 세력을 확대하면서 역내 통화 활용을 늘리고 회원국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에 도전장을 내밀어 왔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브릭스 국가들은 달러화 영향권에서 벗어나 무역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를 앞세워 손쉽게 경제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에도 브릭스 국가들을 향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에 도전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결제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국외 자금을 동결하는 등 달러를 무기화했다. 러시아는 해외 무역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달러 결제가 원천 차단되며 해외 무역에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거나 밀수출하는 방법으로 버텨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관세로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인 것도 위안화를 대체통화로 부상시키려는 중국의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달러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외환 거래의 90%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국제거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각국이 탈달러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2000년 70% 이상에서 2023년 58%로 떨어진 상태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가 향후 세계 경제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율 관세 정책 카드로 각국의 외환 포트폴리오에서 달러화 비중을 다시 확대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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