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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1일 05:48 정혜인 기자

미국 동결했지만…유로존 4연속 금리인하 "경제 역풍 여전"

30일(현지시간) CNBC·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ECB는 이날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3.15%→2.9%)와 예금금리(3%→2.75%), 한계대출금리(3.4%→3.15%) 등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p 인하했다. 지난해 6월 첫 정책금리 인하 이후 4차례 연속이자 총 5번째 인하이다.

ECB는 지난해 6월에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해 정책금리를 0.25%p 내렸다. 같은 해 7월 한 차례 동결을 결정한 뒤 9월부터는 계속 금리를 낮추고 있다.

ECB의 이번 인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저조한 경제 성장률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로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를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0.1%와 전분기의 0.4% 성장을 모두 밑돈 수치다.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0.7%로 2023년의 0.4%보다는 높았다. 유로존의 양대 경제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프랑스는 4분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0.2%와 -0.1%로 역성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유로존 경제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ECB도 성명에서 "경제는 여전히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다만 ECB는 "실질 소득이 증가하고 제한적인 통화 정책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탈 이코노미스트의 잭 앨런-레이놀즈 유로존 부수석 경제학자는 "4분기 유로존 GDP 침체는 이 지역의 경제 전망이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한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ECB가 올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ECB가 올해 금리를 70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신은 ECB의 이번 인하는 전날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대조적이라며 유럽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금리 동결(4.25~4.5%)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인하 압박에도 앞서 예고한 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통화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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