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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30일 23:09 김주현 기자

韓美 금리차 부담에도…"2월 인하론" 힘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멈추고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의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내수 부진과 수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가 필요하지만 내외금리차를 의식하면 속도감 있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준은 금리 동결과 함께 경기 관망을 강조했지만 시장은 정책결정문에 나온 연준의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평가를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이에 주요 IB(투자은행)은 연준이 오는 3월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3월에도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5월 회의부터 다시 금리인하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서치 전문기업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이 보는 연준의 3월 FOMC 금리 동결 확률은 78%다. 한 달 전(50%)에 비해 동결 전망이 높아졌다.

경기 하방 우려에 대응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한 한은 입장에선 연준의 속도조절은 달갑지 않다.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달 한은과 연준이 모두 금리를 동결하면서 내외금리차는 여전히 1.5%로 그대로다.

연준이 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금리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외환시장 경계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다만 당장 경기 부양 필요성이 큰 만큼 2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금통위 내부 분위기도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쪽이다. 지난 16일 금통위에선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모두가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놨다.

근거는 무엇보다 경기 우려다.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에 턱걸이했다. 4분기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더 나빴고 12·3 비상계엄 여파로 민간소비가 둔화하는 등 내수부진이 영향이 컸다.

한은의 다음 금리 결정은 다음달 25일이다. 이날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1.6~1.7% 수준으로 낮추면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은 예상한다. 오는 3월에는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2월 인하론이 더 힘을 받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모두가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봤다"며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대될 만큼 기준금리 추가 조정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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