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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3일 18:38 정진솔 기자

尹, 계엄 옹호 발언에 "끄덕"…김용현은 증인신문 뒤 고개 숙여 인사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헌법재판소에서 만났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피청구인으로,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전 장관은 증인으로 헌재에 출석했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윤 대통령의 눈은 김 전 장관의 입을 응시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의 필요성을 설명하거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말을 할 때는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였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의 첫 증인신문에 임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25분쯤 헌재 대심판정에 들어왔다. 미리 출석해 있던 윤 대통령은 다소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었지만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증인 들어오십시오"라는 말을 들은 직후부터 눈을 또렷이 떴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쪽을 무표정하게 바라봤으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진 않았다. 증인신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말 중간중간마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김 전 장관이 "거대 야당이 국민의 삶을 약탈하는 것을 대통령이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비상계엄밖에 없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행한 것"이라고 발언하자 윤 대통령은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증인신문 중 대리인단과 자주 소통했다. 군 병력의 국회 침입과 관련한 질문을 듣던 윤 대통령은 옆자리 대리인단의 어깨를 치고 귓속말을 했다. 그 직후 대리인은 "본청이란 국회 본관 안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오후 3시쯤 국회 측 증인신문이 시작되려 하자 김 전 장관은 "저는 이 사건과 관련한 형사 재판에 임하고 있다. 증인신문에 임하게 되면 사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 거절하고 싶다"며 "윤 대통령 측 신문은 비상계엄이 고유 권한이라 그런 차원에서 증언한 것"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재판부는 탄핵심판을 휴정했다.

휴정 직후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 보였으나 재판관이 퇴정하는 바람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휴정 이후 윤 대통령은 복도로 나갔고 김 전 장관은 증인석에 앉아있었다.

탄핵심판이 재개되자 김 전 장관은 국회 측 및 헌재 재판관들의 신문에도 응했다. 윤 대통령도 직접 "특전사 요원들이 장관님이 보시기에 국회 본관 건물 바깥에 주로 마당에 있었느냐, 아니면 본관 건물 안으로 그 많은 인원이 들어갔느냐"며 질문했다.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내가 말하겠다"며 직접 질문했다.

한편 두 사람이 여전히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장면도 몇차례 연출됐다.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때때로 미소를 보이며 김 전 장관의 증언을 바로잡았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을 칭할 때는 "우리 장관" "장관님"이라고 불렀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퇴장했다. 윤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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