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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3일 16:35 한지연|정진솔 기자|기자

"포고령·최상목 쪽지 다 내가"…윤측 주장에 힘실은 충암고 선배 김용현(종합)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의 첫 증인으로 나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 대통령 측 주장에 힘을 싣는 내용으로 증언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1년 선배로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 경호처장을 지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상황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관에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만을 투입하고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도 막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래서 (계엄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 윤 대통령 대리인단 신문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달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했다. 해당 쪽지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제목 아래 예비비 조속 편성, 국회 관련 각종 운용자금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김 전 장관은 "최 권한대행에게 쪽지를 건넨 사실이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있다, 최 대행이 늦게 와서 직접 만나지 못해 실무자를 통해 줬다"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포고령 1호를 직접 작성했다고도 했다. 다만 국회의 입법이나 계엄 해재 의결을 방해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관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윤 대통령 지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 (의원들이) 150명 안 되도록 막으라고 한 적이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없다"고 했다. 오히려 "사상자가 생길 수 있으니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죠"라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 본청에 소수의 병력만을 투입하라고 지시해 계엄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김 전 장관은 "비상 계엄을 위해서 3000~5000명의 군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건의했는데 윤 대통령이 경고용이라며 250명 정도만 하고 우발적 사고가 절대 없도록 하라고 한 것이 맞느냐"고 윤 대통령 측이 묻자 "네"라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주력 병력을 빼고 간부 위주의 초기 병력만 넣으라고 해 계엄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이 들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출동한 군 병력들이 실탄을 휴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애당초 윤 대통령이 (실탄을) 개인 휴대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개인에게 지급하지 않고 대대급이 통합해 보관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김 전 장관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가져온 포고령을 보고 법적으로 손 댈 것이 많지만 어차피 (계엄이) 길어야 하루 유지되기도 어렵고 또 포고령이 집행 가능성이 없지만 상징성이 있으니 그냥 놔두자고 말했는데 기억나느냐"고 질문했다. 또 "전공의 문제를 (포고령에) 왜 넣냐고 하면서 계도한다는 측면에서 웃으면서 놔뒀는데 상황이 기억나느냐"고 거듭 물었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말씀하시니 기억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선 재판관이 김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한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주권자인 국민에게 호소해 엄정한 감시와 비판을 해달라는 것이지 야당에 대한 경고는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오후 11시 비상계엄 선포 후 병력이 1시간 뒤에 투입됐다. (의원이) 190명이나 국회에 들어가 계엄 해제를 논의해 새벽 1시에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사실 자체만 봐도 이것은 (국회를) 통제하고 막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계엄 사태 관련자들의 수사기관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련된 국가정보원의 기밀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주장해 온 부정선거와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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