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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3일 14:42 성시호 기자

"행태정보 수집"에 구글·메타 1000억 과징금…법원 "정당"

이용자 동의 미비…플랫폼 책임 인정

적법한 동의절차 없이 타사 웹사이트에서 얻은 이용자 행태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로부터 총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구글·메타가 불복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나란히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23일 메타플랫폼스와 구글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과징금·시정조치·공표처분 취소소송 2건에 대해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두 사건에 대해 "이용자로부터 수집·이용 동의를 받을 주체가 누구인가가 문제됐다"며 "개인정보 취득의 주체·이용목적, 개인정보처리자의 개념 등을 종합하면 정보수집 동의를 받아야 하는 쪽은 원고(구글·메타)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행태정보는 웹사이트나 앱의 방문·사용·구매·검색 등 이용자의 관심·흥미·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활동정보를 말한다. 구글·메타는 타사 웹사이트에 코드·플러그인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행태정보를 수집해 왔다.

법정에서 구글·메타는 이용자로부터 행태정보 수집·활용 동의를 받아야 할 주체가 타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글에게 "미국·유럽연합(EU) 이용자 가입절차를 보면, 행태정보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법정 고지사항을 명확하고 쉽게 고지하는 게 가능하고, 동의를 받는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메타에게 "이용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행동이 감시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높은 반면, 동의를 받는 데 있어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거나 메타의 사업구조를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개인정보위는 2022년 9월 구글과 메타가 적법한 동의절차 없이 인터넷 이용자의 행태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했다며 구글에 692억원, 메타에 3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구글은 서비스 가입화면에서 타사에서 발생한 행태정보를 수집·이용한다는 안내문을 '옵션 더보기' 버튼 등으로 가려둔 채 기본값을 '동의'로 뒀고, 메타는 계정 생성화면에서 읽기 어려운 전문 형태로 데이터 정책을 게시해 법정 고지사항에 동의를 별도로 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의결 당시 "타사 행태정보는 구글·메타 플랫폼이 아닌 다른 웹사이트·앱을 방문·사용하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수집돼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지 이용자가 예측하기 어렵다"며 고액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받을 위험이 큰 사안이란 이유에서다.

구글·메타에 매겨진 과징금 액수는 회사별 광고 관련 매출액을 바탕으로 산정한 탓에 개인정보위 출범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두 기업은 과징금 산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날 재판부는 개인정보위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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