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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3일 14:30 배규민 기자

보험사 경영진 성과급 "주식" 비중 확대…외국계 회사는 "난감"

금융당국이 보험회사 경영진의 보상체계를 손본다. 월급과 성과급의 비중을 비슷하게 나누고 성과급은 현금이 아닌 주식 등 비현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보상 규모를 책정할 때는 회사별 건전성도 고려해야 한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권 최초로 도입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처음 논의안 보다는 유연하게 바뀌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보험개혁회의 논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과체계 개편 등 보험회사의 장기·안정적 경영 유도방안'을 23일 발표했다.

금융권 중 처음으로 국제권고기준에 부합하는 '보험회사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을 내놨다.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보험상품은 만기가 길어 장기적·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한데 그동안 가시적·단기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범관행은 △보상체계 △지배구조 △내부통제로 나뉜다.

우선 경영진의 성과보수 규모를 정할 때 회사의 건전성 수준도 고려토록 했다. 회사별 지급여력비율(킥스비율)에 따라 임원의 성과보수가 달라진다. 보수체계도 고정급과 변동급 비율을 균형 있게 구성해야 한다. 가령 종전에 기본급이 20%이고 성과급이 80%를 차지했다면 앞으로는 성과급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 또 성과보수를 주더라도 주식 등 비현금자산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성과급에 대한 이연보수 조정 기준도 명확히하고 이를 내규화해야 한다.

임원의 성과를 평가할 때는 직무 특성을 고려하고 기업의 장기성장을 유도한 규제 준수와 소비자 보호 등 비재무적인 지표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성과평가 산정 기준과 이연보수 조정 정책, 변경 사유 등을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설치하고 지원조직 업무총괄자에 대한 이사회 보고권한을 부여토록 했다. CEO(최고경영자) 선임 전 단계에 걸친 승계계획을 만들고 이사회는 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역량 구성표 등 관리체계와 함께 사외이사 임기 등에 관한 적정한 관리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또 이사회와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를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선임계리사에게 주요 이슈에 대한 보고 수령권을 부여해 보험계리조직을 지원한다. 선임계리사의 겸직금지 업무도 내규화환다.

보험업의 특성을 반영한 보험권 표준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한다.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회사 업무분장, 업무수행시 임직원 준수절차 등의 사항을 모두 포함하고 내부통제 항목별로 구체화한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상품개발, 보험모집, 계약심사 등 보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준수해야 할 기본원칙을 정해야 한다.

보험업계는 금융권 최초 도입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처음 논의안 보다는 유연한 적용이 가능해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지급여력비율이 아닌 자기자본을 고려해 성과보수 규모를 결정하고 고정급과 변동급 간 비중도 50대 50등 구체적인 수치를 부여해 제한이 컸기 때문이다.

지나친 보수 규모 제한으로 경쟁력 있는 경영진 유치와 유지 등 자율 경영 제한에 대한 반발도 있다. 회사별 건전성을 고려해 보수 성과를 책정하면 지급여력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형사는 우수한 경영진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주식 지급이 어렵기 때문에 기본급 비중을 많이 높이는 등 방법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보상체계와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올해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분기부터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표준내부통제기준은 생손보협회 자율규제 공고 등을 거쳐 오는 7월 보험권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에 맞춰 시행한다. 금융당국은 자율적 시행권고안이지만 시범 운영 결과를 점검한 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보험산업은 다른 금융업보다 훨씬 긴 시계를 가진 만큼 회사의 보수와 성과체계도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 운영이 필요하다"면서 "국제적 정합성에 맞게 회사의 성과체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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