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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1일 16:06 최경민 기자

"트럼프 컴백, 위기를 기회로"…정부, 2월 "비상 수출대책" 발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보호무역 강화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에 민관이 뜻을 함께 했다. 정부는 다음달 '범부처 비상 수출대책'을 마련하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1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2025 KITA 세계무역포럼'을 개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에 진행된 포럼이어서 향후 한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세계 수출 순위도 여섯 번째로 전년보다 두 단계 상승하는 등 위기에 강한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 만큼, 향후 정책변화와 글로벌 통상환경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늘 미국 신 정부가 출범했는데, 대외 무역환경에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함께 온다. 민관이 함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미국 신 정부 체제 하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무역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범부처 대응 체계를 가동해 상황 이슈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정부 내 각급에서 소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현 상황이 수출 비상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 하에 정부는 오는 2월 권한대행 주재로 범부처 비상 수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군 재건을 위해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을 고려한 듯 "조선 산업 등 미국 신 정부의 정책적 협력 수요에 대응하여 새로운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각종 협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등으로 무역구조 다변화 의지 역시 피력했다.

마이클 비먼 전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보는 특별강연을 통해 미국 무역정책 변화의 배경에 미국 내 정치 양극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미 FTA(자유무역협장) 개정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비먼 전 대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미국 국민에게 '주권을 다시 되찾을 것'이라고 한 점을 봐야 한다"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극단으로 치닫게 됐고, 이는 국제적 맥락에서 국수주의를 만들었는데, 이런 차원에서 국가의 '주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가 이기거나, 상대가 지거나'와 같은 양상만을 보고 있는데,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한다면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면서 창의적으로 윈-윈 전략을 찾아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UN(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파리 기후변화협정 재탈퇴에 서명을 한 것을 두고 "재앙적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또 북한과 대화를 시사한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게 원전 산업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힘을 줬다. 다만 핵무장론에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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