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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5일 15:34 박미주 기자

정치불안에 제약·바이오 투자 "줄줄이 중단"…"공적 자금 투입 시급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투자 유치와 협력 업무가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해외 투자사나 협력사가 국내 정세 불안으로 투자 등을 보류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국내 정세가 하루빨리 안정화돼야 하고, 투자 혹한기일수록 정부가 산업 발전을 위해 공적 자금을 신속히 투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한 바이오업체는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가 계엄 선포 이후 투자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이전 등 협력을 논의하던 국내 바이오사도 있었는데 해당 제약사에서 만나기로 했던 일정을 취소하며 추후 논의를 하자고 하고는 다음 일정도 잡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해외 투자자가 국내 바이오사 투자를 보류한다거나 해외 제약사가 국내사와 협업 논의를 멈추는 등의 사례가 몇 개 있다"며 "계엄 선포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악화했던 국내 제약·바이오 관련 투자심리가 지난해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계엄 이후 다시 꽁꽁 얼어붙은 모양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투자회사와 벤처투자조합 기준 바이오·의료업종의 신규 투자금액은 2021년 1조6770억원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884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11월까지 투자금액이 891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투자금보다 소폭 많았지만 2021년 대비로는 절반 수준에 그친다.

계엄 이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사들은 관련 비용이 증가한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에는 원료와 수입약 값이 올라 경영 악화 요인이 된다.

이에 업계에선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정부가 공적 자금 투자를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정치 불안 요소가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바이오는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를 만들어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도 않았고,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집행이나 K-바이오·백신 펀드 투자 집행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올 상반기 공적 자금을 하루빨리 투입해 자금 상황이 어려운 회사들을 돕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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