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오전 과천 공수처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마 제 생각에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에서) 진술을 안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사를 거부해 왔다. 이에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결국 이날 집행에까지 이르게 됐다.
체포영장 집행 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눈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오동운 공수처장과 티타임을 하거나 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다"며 "변호인 두 분이 들어갔다"고 했다.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의원은 "(공수처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했고, (윤 대통령이) '알았다' '내가 가자'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거의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한다. (새벽) 1시에 주무셨다가 2시30분에 전화가 와 깨셨고 그래서 잠이 부족하신 것 같다"며 "아마 시장도 할 것이고 그래서 부장검사가 최대한 예우를 하면서 조사를 하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식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까 가시기 전에 토스트 몇 조각 드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혹시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까 노심초사하셨다"며 "그래서 '내가 빨리 나가겠다'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영장 집행 전 윤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대해 윤 의원은 "사실 대통령께서는 이미 모든 것을 각오를 하셨다. 감사원장까지 탄핵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임기를 2년6개월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는 식의 생각을 하셨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 단계, 탄핵심판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윤 대통령은 즉시 공수처로 이동해 조사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6분쯤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공수처 등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