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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09일 22:21 김도엽|이용안 기자|기자

"영업점 없는데 어디로…" 인터넷銀 비대면 주담대 고사 위기

점포 줄인 대형은행도 당혹, 금리인하 요인도↓
은행연합회, 법원행정처에 제도적 보완 등 요청

미래등기시스템 도입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고객을 만날 창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5대 은행 등 대형은행들도 최근 비대면 주담대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혼란과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받았을 때의 우대금리 등이 사라져 차주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우려사항을 미래등기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인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상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주담대(전월세 대출 제외) 취급액이 많은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잔액은 12조5000억원이다. 전체 여신 잔액(42조9000억원) 중 약 29%를 차지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간 여신 잔액이 약 5조8000억원 늘어났는데, 이중 주담대가 4조5000억원 증가하며 여신 성장세를 이끌었다.

주담대를 취급하는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여신 잔액은 1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조4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이 3조6000억원 늘면서 다른 대출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하지만 앞으로 인터넷은행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미래등기시스템으로 매도인의 협조와 선의가 없으면 비대면 주담대를 내줄 수 없어서다. 고객을 만날 대면 접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사실상 주담대를 접어야 한다.

대형은행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비대면 주담대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대면 주담대를 신청하려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도록 안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은행 혼잡도 예상된다. 5대 은행에서는 각각 한달에 약 500~1000건의 비대면 주담대가 실행되므로 영업점에 매달 500~1000명의 고객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최근 은행들이 영업점을 줄이고 있고 특히 지방에 사는 비대면 주담대 고객은 대출을 받으러 먼 은행까지 방문해야 하는 등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면 주담대는 통상 비대면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준다. 이날 기준 하나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상품 금리는 비대면 3.461~3.861%, 대면 4.331~5.831%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4.00%, 대면 4.10~5.30%이며, 국민은행도 비대면 3.93%, 대면 3.83~5.23%로 취약계층 등 우대금리를 제외하면 비대면으로 받았을 때 금리 부담이 적다.

이에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법원행정처에 미래등기시스템을 개선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와 같이 비대면 주담대에 한해서는 소유권은 오프라인 등기를 하고 근저당은 전자등기를 하더라도 등기를 인정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자등기를 활성화시키려는 의도는 좋으나 당장 적용하면 오히려 오프라인 등기로 획일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당장 다음달부터 비대면 주담대가 사실상 막힌다는 걸 아는 소비자가 없어 최소한 소프트 랜딩을 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나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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