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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08일 19:00 박미리 기자

한 자리에 모인 석유화학 CEO…"위기, "변화 모멘텀" 만들어 돌파"

"올해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겠지만, 잘 헤쳐나가보자."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년도 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서로에게 앞다퉈 건넨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신학철 한국화학산업협회장(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 이유진 여천NCC 사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신학철 회장은 "지난 한 해는 국제유가와 환율의 급변, 글로벌 공급과잉, 주요 교육국의 경제 둔화 등 전방위적인 도전에 직면한 거센 풍랑의 해였다"며 "올해도 우리 산업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대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과잉이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지난달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살리기 위해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언급하면서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반드시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뱀처럼 기민하고 예리한 감각으로 위험을 감지하며 과감히 옛 껍질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면 우리 화학산업은 또 한번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 업계의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여러 계획을 발표해준 것에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정부와 업계가 같이 힘을 합쳐서 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업계가 원가 절감 등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내고 정부는 세제, 금융 등 지원 대책을 제시하는 식의 화합이다.

신 회장은 회사 신년사에서 어려운 업황을 감안해 언급한 '자원의 효율적 투입' 방안에 대해서도 "설비투자(CAPEX)가 수요에 맞게 조율돼야 한다"며 "비용 효율화는 꾸준히 추진해왔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여수NCC 2공장과 관련해선 "다각도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 업계 상황에 대한 인식, 위기 극복 의지는 다른 CEO들도 비슷했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다들 어렵겠지만 기운내고 잘 헤쳐나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영준 사장은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강을 만나면 다리를 놓으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봉산개도 우수가교'를 제시하면서 "석유화학 업계가 가진 경쟁력이 많다"며 "목표를 잘 정하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유진 사장은 "오랜시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치고 힘들겠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올해 변화의 모멘텀을 만드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이 참석해 480억달러(70조원) 수출 실적을 달성한 화학업계에 감사를 표하고 고부가와 친환경 분야로의 대전환을 신속히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실장은 "우리 화학기업들이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수요산업과 연계된 고부가 소재로 과감히 진출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중 후속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석유화학산업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한 몸이 되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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