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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03일 15:41 김종훈 기자

"말만 하면 바로 광고 떠" 애플 도청 의혹…1400억 배상 합의로 소송 종결

아이폰을 생산하는 미국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된 음성비서 '시리'를 통해 사용자들의 일상을 도청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소송에서 9500만 달러(1400억원) 배상금 지급에 합의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즈 연방법원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 애플이 이 같은 합의안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소송 종결을 위한 행보로 애플이 도청 의혹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AP는 설명했다.

합의안은 사건을 맡은 제프리 화이트 연방 지방법원 판사가 승인해야 효력이 생긴다. 법률대리를 맡은 변호사들은 다음달 14일 합의안 검토를 위해 재판을 열어달라고 제안했다.

AP통신은 화이트 판사가 합의안을 승인한다면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기기 이용자 수천만 명이 애플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이용자 범위는 2014년 9월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애플 기기를 소유한 이들이다. 2014년 9월17일은 '헤이 시리'라고 부르면 시리가 답하는 음성호출 기능이 탑재된 날이다.

배상금은 기기당 최대 20달러 내외, 1인당 최대 기기 5대에 대해서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기기당 배상금 액수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한다.

AP통신은 애플이 시리 음성호출 기능을 도입한 이후 7050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면서 배상금은 이익금의 작은 일부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 측이 애플을 도청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해 소송이 진행된다면 15억 달러를 지급해야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애플 기기 이용자 수천만 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더라도 값싼 대가라는 취지다.

한편 이번 소송에 나선 애플 소비자들은 '헤이 시리'라고 호출하지 않았을 때도 시리가 작동, 대화를 몰래 녹음해 광고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소송에 참가한 소비자 두 명은 애플 기기 곁에서 나이키 신발 에어 조던과 이탈리안 식당 체인 올리브 가든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 기기에서 관련 광고가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소비자는 특정 수술에 대해 의사와 상담했는데, 얼마 뒤 그 수술과 관련된 광고가 애플 기기에 나타났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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