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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몸값 낮추고 IPO 재도전…"안전성 리스크" 우려 넘을까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상장을 철회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엔 내년 1월 수요예측, 2월 청약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IPO에 나서기 전부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바이오 벤처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연구가 한창인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표적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DAC(분해제-항체 접합체)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개발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와 총 1억8000만달러(당시 약 2627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기술이전 계약금으로 1억달러(약 1459억원)를 받은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이어 지난 7월엔 미국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 최대 9억3000만달러(약 1조3571억원, 3개 타깃 각각 최대 3억10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이 같은 자신감을 토대로 앞선 IPO 공모 과정에서 최대 8149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스톡옵션 등 포함)를 책정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을 앞두고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 양성 유방암 치료제 'ORM-5029' 임상 1상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됐단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추가하면서 투자수요에 움츠러들었다. 결국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고 상장 절차를 철회했다.
오름테라퓨틱은 IPO에 재도전하면서 희망공모가밴드를 2만4000~3만원으로 낮췄다. 공모 주식 수는 250만주로 줄였다. 희망공모가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600억~750억원, 기업가치는 5313억~6641억원이다. 앞선 공모 때는 희망공모가밴드가 3만~3만6000원, 공모 주식 수가 300만주였다. 재도전인 만큼 공모 규모와 기업가치를 모두 하향조정한 셈이다. 그만큼 공모시장 투자자는 일정 부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공모 시기가 새해란 점에서 투자심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ORM-5029의 안전성 리스크 우려가 변수다. 현재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만약 오름테라퓨틱 신약 후보물질의 문제로 확인된다면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 오름테라퓨틱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ORM-5029의 임상 1상에서 1명의 참여자에게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됐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를 보고했다"며 "이로 인해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기술이전의 일정 차질 또는 실패 등으로 목표 매출 및 손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신약 연구개발은 지속될 예정이며 앞으로도 연구개발비용은 크게 감소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비용의 감소보다 매출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름테라퓨틱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시장 내 경쟁 강화에 따른 매출 부진, 마일스톤(기술료) 수령 지연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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