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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7일 17:50 홍효진 기자

임종훈, 한미약품 주총 "의결권 행사" 가능…법원, 4자연합 가처분 "기각"

법원, 4자연합 "임종훈 대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기각"
"백기사 두 곳 있다"던 임 대표…"임시주총 후 관련 내용 공개" 가닥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2차전이 오는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승패를 가린다. 지주사이자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가 중요한 가운데,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이 임종훈 대표 측에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임 대표는 이틀 남은 표대결에서 단독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앞서 지난 3일 4자연합 측이 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는 오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약 41.42%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임 대표가 단독으로 행사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제기됐다. 4자연합 측은 상법 제402조(위법행위 유지청구권)에 근거, 임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이를 위반 시 각 의안별로 100억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 결정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1일 심문에서 4자연합 측은 "상법 제 393조 1항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대규모 재산의 차입·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 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는 법령에 근거해 임 대표 의결권 행사는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4자연합 측은 임 대표의 경영권 행사가 한미사이언스란 회사 차원이 아닌 사적이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봤다.

반면 임 대표 측은 "경영진의 해임과 선임은 지주사의 일상 업무이기 때문에 지주사 대표가 주총에서도 의결권을 행사하는 건 무리가 없다"고 맞섰다. 이번 기각 결정으로 임시주총에서 임 대표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이와 관련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연한 결과"라며 "합리적 판단을 해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임시주총 상정 안건은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안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이사 선임 안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이사 수는 총 10명으로 4자연합 측 6명·형제 측 4명으로 나뉜다. 이에 형제 측은 4자연합 측 박 대표와 신 이사를 해임하고 우군인 박준석 부사장과 장영길 대표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려 한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모녀 측이 시도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당시엔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변경 건이 부결되며 신동국 회장만 이사회에 입성, 구도가 5대5로 재편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지분율 41.42%)인 만큼, 임 대표의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 여부가 주총 표대결의 관건이었다. 앞서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글래스 루이스와 서스틴베스트·한국ESG평가원 등 국 자문사 4곳에 이어 국민연금 역시 형제 측이 제안한 박 대표와 신 이사의 해임안에 '반대' 의견을 밝힌 가운데, 형제 측 입장에선 이번 가처분 관련 법원 판단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다만 주주들의 실질적 신임을 위해선 임 대표가 주장한 '백기사'의 실체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임 대표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계열사에 힘을 실어줄 백기사 두 곳과 소통 중이며 늦어도 연말까지 협력을 가시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2월 중순인 현재까지도 관련 언급이 없어서다. 이에 대해 임 대표 측 관계자는 "임시주총이 끝나고 난 뒤 전체 판세 흐름을 보면서 (백기사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백기사 측과는 늘 소통 중"이라며 "다만 중대한 결정을 위해선 투자하는 (상대) 쪽에서도 불확실성이 걷어지는 게 필요하다. 이번 주총은 지나야 좀 더 진전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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