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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7일 15:36 유엄식 기자

버려진 채소·과일로 사료 만든다...이마트, 정부와 맞손

이마트가 자체 유통시설 '후레쉬센터'에서 발생한 채소와 과일 부산물을 고품질 사료로 만드는 사업에 참여한다.

이마트는 17일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와 '식품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사료자원화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신선식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화식 사료로 만드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마트는 크기가 기준치에 미달하거나 모양이 판매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과일과 채소는 기존에 폐기했는데, 앞으로 화식 사료를 만들어 국내 한우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취급하는 과일과 채소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동공조 시스템 콜드체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부패 가능성이 낮다. 후레쉬센터에서 운반된 식품 부산물은 챔버형 화식기에서 열과 스팀으로 처리돼 부드럽기 때문에 소화율과 영양 흡수율이 높다. 이후 발효 과정을 거쳐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NFC(비섬유 탄수화물)를 줄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식 사료를 먹은 한우는 분변 내 미소화 곡물 배출이 줄어들고, 메탄가스 발생이 감소해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품화한 한우 고기는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지역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약 48톤의 부산물을 사료로 시범 공급했다. 하지만 후레쉬센터의 과일, 채소 부산물이 기존 폐기물관리법 규제 대상으로 분류돼 재활용이 제한됐다.

정부의 규제 특례 실증화 사업을 통해 식품 부산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이마트는 오는 202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식품 부산물 사료화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해외 사료 원료 의존도가 높은 사료 업계와 우리 축산 농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에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날 이마트 본사 15층에서 진행한 협약식에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이경희 ESG담당을 비롯해 이병화 환경부 차관,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농협경제지주,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태백사료 등 '식품부산물 사료화'에 동참하는 12개 기업·기관 관계자가 자리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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