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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6일 15:23 김종훈 기자

일본 우익매체 "한국 사도광산 추도식 보이콧은 "반일병""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 정부가 불참한 것에 대해 일본 우익 매체가 "반일병에 지쳤다"는 논평을 냈다.

일본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26일 사설에서 지난 24일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불참한 것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반일병에 지쳤다"고 밝혔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는 보도 때문에 한국에서 반발이 심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외국에서 비판받을 수 없다"고 했다.

산케이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국회의원이 정부 요직을 맡는 게 보통"이라며 "이런 이유로 동석하는 것마저 거절한다면 한국 정부는 일본과 교류할 생각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산케이는 사도광산 전시시설에 일제가 시행한 국가총동원, 국민징용령 등에 관한 설명을 담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을 전해야 할 문화유산에 왜곡된 정치가 반입됐다.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와야 다케시 외무장관을 향해 "한국 정부에 (행사 불참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고 (아키코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유라면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2022년 7월 참의원에 당선된 이후로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적 없다"고 한 아키코 정무관에 대해서는 "오히려 유감"이라며 "조기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영령을 추도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아키코 정무관이 2022년 8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가 오보였다며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한) 한국 측 대응은 역사 문제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보, 경제 분야에서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를 훼손하는 것은 서로의 국익에 반한다"고 했다.

일본 측은 지난 24일 사도광산 추도식을 한국 정부 관계자들 없이 단독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아키코 정무관은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에서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고 말했다.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추도식 전날 한일 외교당국 간 이견을 조정할 시간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행사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키코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혹과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표현을 둘러싸고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측은 추도식 다음날 사도광산 강제노동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별도로 추도식을 진행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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