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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8일 17:45 정경훈 기자

"검찰 예산 삭감" vs "이재명 예산 불가"…여야 "예산 전쟁" 본격 돌입

국회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검찰 등 권력기관 예산의 대폭 삭감을, 국민의힘은 정부 예산안 사수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예산 칼질을 예고했다. 치열한 여야 기 싸움에 올해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12월2일)을 넘겨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를 시작했다. 예결위 예산조정소위는 국회 예산심사의 '최종 관문'으로 불린다.

심사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진행한 예비 심사 결과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항목별 감액·증액을 결정한다. 현재까지 예비 심사가 마무리된 상임위는 7곳으로 △법제사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다.

예산 심사 과정에서는 여야의 '예산 전쟁'이 예정돼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정부의 예산 역행을 바로잡겠다. 법무부와 대통령실 등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 전액을 삭감할 것"이라며 "그 외 부처도 50% 이상 일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삭감 1순위 예산은 검찰의 특활비 등이다. 앞서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검찰의 특수활동비 80억원, 특정업무경비 50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감사원의 특활비 15억원, 특경비 45억원도 삭감됐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경찰 특활비 32억원, 특경비 6481억원에 대한 전액 삭감을 예고했다.

야당은 정부의 비상금인 예비비에 대한 대폭 삭감에 나섰다. 기획재정위원회 예산소위에서는 내년도 정부 예비비 4조8000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이 삭감됐다.

민주당은 반대로 지역사랑상품권, 재난 안전, 고등학교 무상교육, 재생에너지 등 이재명 대표의 기조를 반영한 사업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1조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0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관련 예산을 증액하려는 정부안을 지키려는 여당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검찰 등에 대한 민주당의 예산 삭감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방탄 공세'라고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5년 예산 심사 방향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민생 최후의 보루인 예산마저도 이 대표 방탄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며 "이 대표 방탄을 목적으로 한 일방통행식 묻지 마 삭감 예산은 인정될 수 없고 정부안대로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국회에서 만나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야 합의가 미뤄질 경우 이번에도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도 예산안은 2022년 12월24일, 2024년도 예산안은 2023년 12월21일 의결됐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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