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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16:21 정혜윤 기자

"무서운 인구 변화 속도... 재건축 시장이 운영될까, 새 패러다임 필요"

"지금 한국 고령화 수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속도다. 30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저출생·고령화 속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다. 국토교통부가 이 같은 인구 감소 속도에 맞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교통 인구대응 협의체'를 출범했다. 정부 차원의 인구 대응 협의체가 생긴 건 국토부가 처음이다.

국토부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협의체 발대식을 열고 인구 변화에 따른 국토교통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며 "인구 이동 문제는 지방 인구 위기를 초래하고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17년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가장 짧은 편이다. 고령화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사회, 고령사회는 14%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처음으로 0.7명대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다.

이 연구원은 "주택 공급 측면에서 재건축 시장이 운영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인구 증가 시기에는 (시장이) 성장하지만 인구 감소때 알 수 없다. 노후화된 주택을 재건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공급 위주의 주택 정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출산 정책 단독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며 "지역균형발전이 같이 가야 한다"고 짚었다.

차 연구위원은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도시 모습을 '국토 골다공증'이라고 표현하는데 아주 체계적이지 않게 (인구가) 빠지면서 지역을 상당히 힘들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료, 대중교통 등 생활 인프라 접근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지역간) 격차도 고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감소에 맞는 국토 공간 조성을 구상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차 연구위원은 공간 집약과 스마트한 국토공간 조성, 각 지역의 개성도를 살리는 작업 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젠) 중앙 정부에서 주도해서 획일적으로 공간 전략을 짜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역이 주도해서 연대하고 필요에 따라 협력하는 새로운 국토공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했다.

임서현 한국교통연구원 대중교통산업연구팀장도 지방도시의 이동권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팀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동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시군 등 지역맞춤형 전략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저출생·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토 공간의 변화, 주택공급, 인프라 투자 등은 정책 대응에 시간·비용 투자가 많고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장기적 시각에서 심도있는 정책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토교통 인구대응 협의체는 향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인구구조 불균형 심화가 지역 생활패턴, 주거형태, 교통수요, 산업경쟁력 등 국토교통 핵심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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