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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신흥국선 시장 개척…선진시장선 M&A로 `씽씽~`
■ 글로벌화 성공한 LS전선의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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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쪽에서 어떤 기업이 글로벌화에 성공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현지 생산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지일 것이다. 전 세계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고 다른 문화를 가진 곳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큰 도전과제다. LS그룹 계열사인 LS전선은 1962년 만들어져 오랜 역사를 가진 전선 기업이다. 이 기업은 199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현지 생산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으며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 30여 개 법인과 판매 거점을 두고 있다. 수출 국가는 100개국이 넘는다.
LS전선은 두 가지 방식의 글로벌화에 모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신흥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유기적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고, 선진시장에서는 기존 1위 기업을 인수해 단번에 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신흥시장에서는 새로 회사를 키워내 경제 고속 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선진국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높은 진입장벽을 뚫은 것이다. 더비즈타임스는 LS전선의 글로벌화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1992년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현지 생산시설을 만든 LS전선은 1996년에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LS비나케이블(LS-VINA)이라는 전력 케이블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2006년에는 남부 호찌민시에 통신케이블을 만드는 LS케이블베트남(LSCV)을 설립해 전력과 통신 케이블을 모두 베트남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만들면서 LS전선은 베트남 경제성장의 수혜를 그대로 누렸다. 베트남 진출 첫해인 1996년 19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년 만인 2015년 두 법인을 합쳐 4900억원을 기록해 20년 만에 250배 이상 성장했다. 현지 케이블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한 1위 업체가 됐다.
진출 당시는 베트남 내수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이 공장들은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는 물론 북미, 남미 지역까지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외자기업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수출유공자상과 노동훈장 등을 받는 등 베트남 제1의 케이블 수출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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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LS전선 베트남 공장. [사진 제공 = LS전선]
베트남은 경제성장으로 정부 주도의 전력 프로젝트들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초고압 케이블의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아세안 국가들 역시 연평균 6% 이상 성장하고 있어 전력,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전망된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8월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하기까지 했다. 베트남 2개 법인의 지주회사인 LS전선아시아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 국내에 '유턴 상장'을 한 첫 사례다. LS전선은 LS전선아시아를 거점으로 또 다른 신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2월 미얀마에서 그룹 내 계열사인 가온전선과 함께 미얀마 경제특구 개발회사인 MJTD와 미얀마 합작법인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LS전선과 가온전선이 총 1800만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해 틸라와 경제특구에 오는 5월 생산법인 LSGM을 설립한다. 2018년에 전력 케이블 공장이 준공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력 인프라용 가공 케이블과 빌딩·주택에 사용되는 저전압(LV) 케이블을 주로 생산한다. 향후 단계적 투자를 통해 중전압(MV)과 고전압(HV) 케이블까지 생산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미얀마는 경제가 고성장하고 있어 전력 케이블 시장 역시 연평균 9%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미얀마는 전력 케이블의 50%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LS전선은 이번 미얀마 법인 설립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S전선은 2008년 8월 북미 최대 전선회사인 슈피리어에식스(SPSX)를 인수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1위 기업을 인수하는 흔치 않은 케이스였다. SPSX는 권선 제품 세계 1위, 통신 케이블 북미 1위 회사로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7개국에 17개의 공장을 갖고 있으며, 본사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억4000만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단번에 북미시장 진출에 성공한 LS전선은 이를 바탕으로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LS전선이 강한 통신 케이블 산업에 진출한 것이다. 2012년 SPSX를 통해 전력 케이블 공장을 만들었다. 아파트와 주택, 공장 등에 주로 사용되는 중전압 및 저전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이 공장의 작년 매출은 약 5200만달러로 미국 MV, LV 케이블 시장에서 약 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이 공장을 LS전선이 직접 인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LS전선은 이 공장 매출을 2021년까지 2억달러로 4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SPSX의 경우 전력 케이블 사업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LS전선이 인수해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며 "미국에 전력 사업의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 보호주의 정책에 대비하는 동시에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LS전선은 중국에서는 신규 생산시설 설립과 M&A의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2005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 공장을 지어 LS우시를 설립했고 2009년에는 중국 호북용딩홍치전기를 인수해 LS홍치전선을 설립했다. 올해 초 홍콩에 세운 법인을 통해 이 두 회사를 아우르는 지주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 해외진출 뒷받침한 첨단기술
요즘 인기끄는 GM 볼트 전기차…LS전선의 구리전선이 '핵심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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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의 글로벌 경영의 배경에는 앞선 기술이 있다.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LS전선이 보유한 첨단 기술로는 해저 케이블,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초전도 케이블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가 가능한 기업이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해저 케이블 사업에 투자해 유럽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던 시장에 진출한 후 국내 시장은 물론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서 연달아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며 해저 케이블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해저 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등과 같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격리된 두 지점 사이에 전력과 통신을 위해 해저에 부설되는 케이블이다. 케이블 분야의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케이블의 꽃'으로 불린다. 최근 해상 풍력단지 건설, 국가 간 전력망 연계, 해상 오일·가스 개발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저 케이블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S전선은 2012년 국내 최초로 HVDC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했다. HVDC는 전력 손실이 적어 장거리 전송이 가능해 대륙 간 에너지 전송과 신재생에너지 연결 등을 위한 기술로 최근 부각되고 있다.
이후 제주-진도 간 해저 HVDC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2013년 덴마크 전력청의 HVDC 해저 프로젝트를 수주해 국내 최초로 HVDC 케이블을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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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LS전선 미국 전력공장. [사진 제공 = LS전선]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용량, 최장 길이의 실증을 끝내고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초전도 케이블은 특히 도심처럼 전력 사용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지하 케이블 설치 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력구와 관로 등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 기존 케이블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전력량을 5배에서 10배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에 사용되는 권선(구리 전선)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해외 전기차에 권선을 공급하는 국내 첫 사례다. 2014년부터 GM의 전기차 맞춤형 권선 제품을 개발해 지난해 GM으로부터 품질과 규격 등에 대한 제품 승인을 받고 정식 공급업체가 됐다.
권선은 전기차의 동력을 제공하는 구동모터에 코일 형태로 감겨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구동모터가 심장에 비유된다면 권선은 심장의 혈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다.
※ 공동기획 : LS전선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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