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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한반도엔 아파치가 최적" 美보잉의 구애...4조원 헬기계약 재검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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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2월 12일 17:31 김인한 기자 |
| "한반도엔 아파치가 최적" 美보잉의 구애...4조원 헬기계약 재검토하나 |
미국 방산업체 보잉이 최근 공격헬기 아파치(AH-64E)를 36대 추가 도입하려다가 원점 재검토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향해 미래 전장에서도 유인 항공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등 무인기 공격으로 '헬기 무용론'이 제기된 데 대한 반박이다. 보잉은 한국 정부가 아파치를 도입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의 아웃리치(Outreach·대외접촉) 활동에 함께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티나 유파 보잉 부사장(공격헬기 프로그램 총괄)은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로얄파크에서 '보잉 AH-64 아파치의 미래'를 주제로 언론브리핑을 열고 "드론과 같은 어떠한 무인시스템도 공격헬기를 대체할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파 부사장은 '한국 정부가 아파치 추가 도입을 결정한다면 보잉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알려나갈 의향이 있느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질의를 받고 "아파치 도입은 한국의 방위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아파치 판매는 단순히 판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아웃리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테리 제이미슨 보잉 공격헬기 사업개발 디렉터는 '아파치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 대해 "아파치는 CMOS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미사일 위협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한반도 지형은 산악, 언덕, 숲 등이 많아 아파치가 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제이미슨 디렉터는 "오늘날 드론이 부상하는 것처럼 전쟁 도구는 늘 진화한다"면서 "하지만 유무인 항공기의 하이브리드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와 전쟁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우리가 무인 시스템에 너무 많은 집중을 하면서 유인항공기를 사전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아파치 공격헬기 36대를 미국으로부터 추가 도입하려던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2022년 11월 3조5600억원 규모 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보잉이 35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계획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자 정부는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사업을 원점 재검토한 배경은 아파치 헬기의 높은 가격과 우크라 전쟁에서 헬기 등이 저가의 드론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7년 1차로 아파치 36대를 도입했고 관련 전력을 현재 육군 등에 실전 배치했다. 하지만 육군의 1년 방위력 개선비(약 6조5000억원)의 70% 이상의 예산을 아파치 헬기 도입에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제이미슨 디렉터는 아파치 헬기의 가격이 고가로 책정된 데 대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하면 항공기 뿐 아니라 교육훈련, 무장 시스템, 인프라 등이 패키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면서 "아파치 헬기를 판매하려면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과) 협상 과정에서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승인)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해 비용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으로 들어가는 철강·알루미늄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앞으로는 우리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자동차 등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위비를 1기 행정부 대비 2배 상향하고, 미국으로부터 10억달러(1조4500억원) 규모의 군사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계 각국에 관세 부과 등에 나서자 이시바 총리가 총 1조달러(약 1460조원)의 대미 투자 등을 약속했다. 한국도 아파치 헬기를 추후 도입한다면 외교부가 이를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대미 투자 성과와 역할 등을 강조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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