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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민주당, 상법 개정 드라이브···공청회 시작으로 법안 논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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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1월 15일 15:05 김성은 기자 |
| 민주당, 상법 개정 드라이브···공청회 시작으로 법안 논의 "속도"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잠시 미뤄뒀던 상법 개정 논의에 속도를 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진행된 전문가 공청회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명문화가 소액주주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 반면 상법 개정이 주주 보호에 '치트키'(만능키)는 아니란 의견이 맞섰다.
국회 법사위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법안소위)를 열어 상법 개정 관련 공청회를 진행했다. 소위원장이자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상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이날 소위를 공개 방식으로 진행했다. 개정 찬성 측에서는 송옥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명한석 법무법인 화현 변호사가, 반대 측에서는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이 나와 진술했다. 이날 공청회는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오기형, 이정문, 김남근, 김현정 의원도 참관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집중투표제 의무화, 대규모 상장사의 경우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상장사 독립이사 선임 및 전자주주총회 근거 규정 마련 등의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집중투표제란 2인 이상의 이사 선임시 주식 1주당 선임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또 감사위원 분리선출이란 주주총회를 통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는 제도다.
이에 반해 여권은 주주 권익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나 상법 개정에 이사 충실의무 확대 조항을 넣기보다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상장사의 합병·분할 등 거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맞선다.
이날 공청회에서 상법 개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현행법만으로는 소액 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고 봤다.
이날 공청회에서 송 교수는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장, 물적분할 후 상장,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불공정한 합병비율에 의한 합병 등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추구라고 묶을 수 있는 거래들이 이뤄진다"며 "기존의 회사법 등으로 잘 통제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이어 "지금과 같은 격렬한 논쟁 끝에 현행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는 식으로 패배를 단정지을 것이고 더더욱 우리 자본시장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며 "원칙의 명문화는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추구를 억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이사회도 어떤 안건이 올라왔을 때 법 개정을 토대로 좀 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찬성 측은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들기도 했다. 명 변호사는 "미국에서 회사의 준거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델라웨어주 회사법 102조에서 회사 또는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한 경우, 이사의 책임을 면제할 수 없다고 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당연히 전제하고 있다"며 "영국도 2006년 제정 회사법 172조에서 회사의 이사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성공을 가장 촉진할 것이라고 자신이 선의에 따라 생각하는 방법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조속히 도입해 분명한 재판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성장을 돕는 일"이라고 했다.
명 변호사가 든 해외 사례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최 교수는 "(델라웨어주 사례는) 충실 의무 자체를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이사나 임원이 회사나 주주들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한 경우의 면책은 정관에 규정하더라도 이사나 임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를 규정할 뿐이고 이내용은 현행 상법 400조 규정과도 유사하다"고 봤다.
최 교수는 상법 개정시 소송 남발로 이어져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하나의 조문으로 모든 이사들의 활동이 감시·제한되고, 나중에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멸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이사들은 10년간 아무 일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다. 또 소 제기시 재판 과정에 통상 4~5년이 걸릴 것이기에 이사회의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외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주장에 송 교수는 "현재는 오히려 일반 주주들이 (이사회에 대해) 소송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음에도 너무 안하는게 문제"라며 "소송이 난립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맞받았다.
주주들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주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구체적 내용을 명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효과적이란 주장도 나왔다.
정 부회장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상법개정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치트 키인 듯한 주장이 나오는데 이는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자본시장 문제점이 분할, 합병 등 자본거래에 관한 부분이라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자본시장법에 구체적으로 평가액, 합병비율 등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주주를 보호하는 게 가장 타당하고 실질적 조치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는 장기투자, 단기투자 등 투자 성향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게 되므로 주주 공동의 이익추구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범계 1소위원장은 이날 공청회 내용을 모두 듣고 쟁점들을 정리한 뒤 "오늘 심도 깊은 토론을 한 것 같다"며 "향후 상법 개정 심사에 많이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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