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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바짝 죄는 공수처, 다급해진 尹…마냥 수사거부 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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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1월 13일 14:55 조준영 기자 |
| 바짝 죄는 공수처, 다급해진 尹…마냥 수사거부 할 수 없는 이유 |
최근 윤석열 대통령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뒤늦게 선임계를 제출하고, 구속 또는 기소의 경우 수사에 응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한 배경엔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헌법재판소 정식 변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이번 주 중 예정된 체포영장 집행시기를 늦추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탄핵심판에서도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수사절차에 응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 대통령경호처와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직무유기죄 성립 등 명령 불이행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형사처벌을 받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수처가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 협조 공문을 보낸 만큼 이르면 오는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는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대통령경호처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사흘 뒤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후 공수처와 경찰이 2차 집행에 사활을 걸면서 윤 대통령 측 기류도 바뀌고 있다. 공수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던 변호인단은 전날 공수처에 선임계를 제출했고, 압수수색·소환조사·체포영장 집행 등을 모두 거부하던 강경모드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면 사법절차에 응하겠다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울러 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 법원행정처, 법무부, 공수처 등 국가기관 수장 모두 적법하다는 평가와 함께 "집행이 원칙"이라고 밝히는 등 위법수사를 강조하던 윤 측의 입장이 궁색해진 것도 입장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장 14일로 예정된 헌재 변론을 앞두고 수사기관의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2017년 3월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검찰과 특별검사 수사를 거부한 점을 탄핵사유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선고에서 탄핵사유를 열거하며 "피청구인이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헌법수호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소환조사에 응했을 것이라며 최근 윤 대통령 측 발언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꼼수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은 수사와 심판을 질질 끌면서 지지층한테 선전전을 하다 보면 상황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로 버티는 것 뿐"이라며 "앞으로 신변안전, 경호문제 때문에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간다면서 관련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탄핵절차를 연기해달라는 궤변을 늘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변론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체포 우려로 1차 기일에 불출석하기로 했고, 신변안전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헌재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설 연휴 전까지로 알려진 만큼 4차기일이 열리는 오는 23일까지 윤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 칩거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공수처 수사팀과 만나 '헌법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탄핵결론이 난 이후 수사를 받겠단 뜻을 전했지만, 공수처는 "선임계 제출과 무관하게 영장효력은 유지된다"며 선을 그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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