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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트럼프 온다…세계 최대 자산관리사도 "넷제로" 후퇴, 기후대응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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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1월 10일 10:23 윤세미 기자 |
| 트럼프 온다…세계 최대 자산관리사도 "넷제로" 후퇴, 기후대응 역주행 |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은 9일(현지시간) 고객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넷제로(탄소중립) 자산관리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행에 혼란이 생기고 회사가 법적 조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제로 자산관리사 이니셔티브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자산운용사 연합체다. 유엔(UN) 주도로 출범해 넷제로 달성을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프로젝트와 기업 등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11조달러(약 1경6000조원) 이상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서 수년 동안 월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주도해왔던 블랙록의 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2020년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라는 글을 통해 기후 변화가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중요한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강조하면서, 월가와 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ESG 관련 담론의 전환점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블랙록은 '워크(woke: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 정책'을 받아들인다는 이유로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 돼왔다. 지난해 텍사스를 포함해 공화당 성향 주들은 블랙록을 포함한 자산운용사들이 석탄 생산을 줄여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주는 블랙록과 자산 운용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블랙록의 탈퇴 결정은 금융업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고조되는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하루 전엔 3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가 NZAMi 탈퇴 의사를 발표했고,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은 12월 이후 넷제로 은행 연합(NZBA)에서 잇따라 발을 뺐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변화를 "사기극"으로 규정했으며 취임 즉시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블랙록은 여전히 1조달러 이상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설계된 투자 자산에 투자하고 있단 입장이다. 블랙록은 "우리 고객들이 투자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일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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