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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과잉진료 퇴출" 개혁안 발표했지만…의료계·시민단체 "구체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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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1월 09일 17:04 홍효진|박미주 기자 |
| "과잉진료 퇴출" 개혁안 발표했지만…의료계·시민단체 "구체성 부족" |
 정부가 '과잉진료 퇴출'을 목적으로 대폭 손질한 개편안을 내놨지만 의료계와 소비자 단체에선 실질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 개편안의 구체성을 보완해야 한단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는 9일 그간 남용돼 온 비중증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논의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관련 의료계와 소비자 등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선 과잉 비급여 항목을 관리해야 한단 데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안의 구체성엔 보완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왔다. 박현선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현재 의료행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 기관들이 보는 기준이 나뉘어 있는 상황"이라며 "표준의료행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급여 우선순위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포함된 비급여 표준화·모니터링 강화 내용에 대해선 기존에 진행 중인 부분과 큰 차이가 없단 지적도 제기됐다. 지영건 차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비급여 표준화와 정보공개, 환자 선택권 강화 등은 이미 10년 넘게 나오고 있는 내용으로, 정보공개만 하면 비급여가 줄어들 것이란 막연한 기대 심리 때문에 이번 안에 포함된 것 같다"며 "현재 구조상 정작 병원도 비급여 원가를 모르는 상황이다. 관리 방안이 나올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용어가 정보공개인데 그간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되짚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과잉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넣게 되면 사실상 건강보험이 재정 부담을 해야 되기 때문에 많은 항목을 넣을 수 없다"며 "제가 볼 때 몇 개만 할 거다. 그러면 나머지 비급여는 방치되는 거라 정부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비급여에 대한 실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가격 관리를 위해 가격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의료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비윤리적 의료행위에 대해 자정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의료계의 자율 규제와 관리가 없다면 의료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의료공급자들의 자율적인 정화를 통해 외부 규제를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 시작부터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항의가 이어졌다.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 등 협회 회원들은 "정부가 소비자를 사기꾼으로 몬다" "건보공단도 복지부도 소비자를 외면하는 제도를 추진하려 한다" 등 고성을 지르며 정부 개편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의사단체는 반발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추진 중인 실손의료보험 개편안이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 보험이사인 이봉근 한양대 정형외과교실 교수는 "비급여를 만들고 실손보험을 만든 것은 의사들이 아닌 정부"라며 "정형외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원가율이 60%다. 원가 보상을 먼저 해놓고 실손 관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노연홍 위원장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 달리 비급여 진료가 매우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진료비 규모도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나 연간 20조원에 달한다"며 "개혁안 마련을 통해 의료적 피로도를 넘어선 불필요한 비급여의 팽창을 막고 의료 남용을 막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과 자원이 모이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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