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송도테마파크 부지 토양오염 정화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지만,
세부 계획서 등 공식 문서를 연수구에 제출하지 않아 사업 재개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3일 구와 부영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강유역환경청이 멸종위기보호생물 2급인
맹꽁이 이전을 허가하자 부영은 약 300마리의 서식지를 이전했다.
올 3월에는 오염토양 정화 설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도 발주했다.
부영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께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화업체를 선정하고
개발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열린 구 환경정책자문단 정기회의 결과,
부영은 이와 관련한 세부 계획이나 공식 문서 등 기본적인 계획서조차
연수구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단은 토지 정화 작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려고 전문가,
환경단체, 주민대표 및 구·시의원 총 11명으로 구성, 1월 발족했다.
전찬기 환경정책자문단 위원장은 "공식 문서나 세부 계획은 밝히지 않았고,
구에 구두상 말한 게 전부"라며 "주민들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 자문단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영은 2015년 옛 송도유원지 인근 동춘동 907와 911 일원 토지를
약 3천억 원에 매입, 테마파크와 아파트 건설사업을 동시에 추진했다.
놀이시설과 워터파크를 갖춘 도심형 복합테마파크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 계획은 테마파크 예정 부지 중 77%에서 다량의 폐기물이 발견되면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구가 2018년 실시한 토양정밀조사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TPH), 벤젠, 납, 비소, 아연, 불소 6개 항목이 기준치(2지역)를
심각하게 초과한 것으로 나왔다
부영은 당시 폐기물 처리비용만 37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책임 있게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거듭된 사업 기간 연장과 함께
정화 작업도 미뤄졌다.
구는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부영에 토지 정화 명령을 했지만 부영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구는 2020년 부영을 1차로 경찰에 고발, 진행된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부영이 항소했다.
부영도 2022년 1월 2차 토지 정화 명령 연장 신청을 구가 거부하자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냈다. 다음 달 두 소송의 선고가 각각 있을 예정이다.
부영 관계자는 "용역 발주에 관한 상세 내용을 다 공개하는 데 조심스럽기 때문에
(연수구에) 구두로 전달한 듯하다"며 "맹꽁이 서식지와 소송 문제가 겹쳐
이행하지 못하는 기간이 좀 있었지만 지난해 맹꽁이 서식지 이전을 끝냈고,
현재 정화 설계 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이 발주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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