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송도유원지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해당 지역에 산업단지 계획이 없어서다.
이는 부영의 송도테마파크 용지를 포함한 송도유원지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전임 인천경제청장의 행보와 선을 긋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청장은 13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도유원지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묻는 질문에 “테마파크와 부영그룹이 짓는 주택단지 계획만 있을 뿐 산업단지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단지를 지정하려면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게 우선”이라고 부연했다.
윤 청장이 직접적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어렵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산업단지가 없으니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 부영그룹은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 인근 104만㎡ 부지에 도시개발사업(53만8600㎡)과 테마파크 조성사업(49만9575㎡)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테마파크 부지의 토양오염 정화조차 하지 않아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천경제청이 지난해 말 해당 부지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면서 또 다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되면 산업용지 전환이 쉬워져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라진규 연수평화복지연대 대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서는 산업단지를 비롯한 도시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그런데 송도유원지 일대는 이미 각종 개발계획이 잡혀 있는 곳이다. 특히, 부영의 도시개발사업과 테마파크 개발사업 계획이 엄연히 존재하고, 시가 이미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 기한을 부영에 수차례 연장했는데도 부영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 대표는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이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송도유원지 일대는 지역 내 오염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곳인 만큼, 부영그룹이 토양정화 의무를 다하고 당초 계획대로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영그룹은 2015년 10월 3000억 원을 들여 송도유원지 일대 부지를 사들인 뒤 '송도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까지 도시개발 아파트 착공 금지' 조건으로 도시개발사업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테마파크 실시계획 인가조차 받지 않은 채 도시개발사업 기한만 9차례나 연장했다. 게다가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내려진 토양오염 정화명령도 이행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을 향해 "특혜성 행정을 중단하고 원칙대로 엄정 대응하라"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의 이번 발언은 그간의 인천경제청의 행보와 거리를 두겠다는 것으로 보여 송도유원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해 발생한 ‘특혜 시비’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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